재수를 하던 시절 , 내가 좋아하던 사람이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 모두가 수능 하나만을 위해 달려나가는데 그는 s대 출신인데다가 전문직 자격증 까지 갖추고 있었고 수능에서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로 틀렸기 때문에 시험 공부에 있어서는 도사였다.

그리고 언변이 매우 화려해 당시 학원에서도 매우 유명인사였다.

그런 그를 좋아하지 않을 이유가 없었는데 , 당시엔 그게 좋아하는 감정인지 존경하는 마음인지 구분하지 못했다. 어쨌든 이제와서 보면 그것도 좋아하는 마음이었던 것 같다.

 

 

 

그런 그는 나와 같이 학원을 다녔던 친구와 사귀게 되었는데 , 내가 그 친구와 친하지 않았기에 둘과의 연락은 자연스레 끊겼고 그렇게 나는 둘의 헤어짐을 기다리고 있었다.

 

대학에 가서도 좀처럼 잊혀지지 않던 그는, 내 머릿속에서도 거의 매일 맴돌았다. 내 이상형이 배울 점이 많은 사람이었던 만큼 그 사람의 모든 행동, 말투 하나하나가 나에겐 관심대상이었다.

그는 학원에서 일할 당시 명문대 돕바를 입고 다녔는데 (이제와서 생각해보니 26살이 넘어가는 시점에 굳이 돕바를 입고다니는 사람이 많나?) 그것마저 멋있어 보였다.

난 대학 진학 후 소개팅을 받을 때도 그렇고 , 만남에 있어서도 그와 똑같은 특징이 있지 않으면 모두다 걷어찼었다. 이건 매우 후회되는 선택이다. 당시에 괜찮은 인연들이 굉장히 많이 스쳐지나갔었는데 그 분과 특징이 비슷하지 않으면 전부다 no 거절했다.

난 간절하게 그 분을 다시 마주치고 싶어서 계획을 짰다.

그 사람이 사는 구와 내가 사는 구가 달랐는데 , 단 하나의 버스 노선만이 그와 내 동네를 관통했다.

게다가 그가 다닐 것으로 추정되는 회사까지 그 한개의 노선이 

그래서 어딜가든 그 노선만 이용했고 , 물론 다른 버스의 노선도 있었지만 그 번호만 탔다.

중요한 건 이 노력을 약 1년간 지속했다. 재수가 끝난 직후부터 대학교 1학년 겨울까지..

근데 ,,,!! 결국 만났다. 

그가 퇴근하고 오는 길에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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